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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사람책 김진옥 박사님 독후감
즐거운 식물의 세계로의 초대
식물학자가 식물에 매료되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찾다
 
과학관과문화   기사입력  2023/05/22 [16:00]

학부모 참가자 강**

식물학자는 어떻게 식물에 매료되는 것일까? 분명 교과서에서 알려주는 식물의 구조, 광합성의 원리를 통해 매료되는 것이 아닐 텐데. 그 해답을 김진옥 박사님과의 수업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김진옥 박사님과 함께 안산을 거닐며 식물을 관찰하며, 식물이 건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 꽃을 만나면 그 꽃은 그 꽃만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다른 꽃을 만나면 또 그 꽃은 살아온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가 궁금해할수록 꽃들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 친해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꽃들의 이야기가 즐거웠지만 그 중 특히 나를 매료시킨 꽃들이 있다. 첫번째 꽃은 십자화과의 냉이이다. 많이 보던 꽃이라 흔한 잡초인 줄 알았는데 이 꽃이 좋은 향을 내는 냉이라니, 그간 알아봐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냉이는 열십자(十)모양의 꽃으로 구분한다. 전세계에 퍼져 있는 5개 식물 중 하나라고 한다. 식량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냉이를 식량자원으로 쓸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한다. 한국의 된장 만들기를 전수하여 아프리카인들이 냉이 된장국을 맛보면 해결될 텐데!

냉이는 사랑스러운 열매를 가졌다. 삼각형이었다가 커질수록 사랑스러운 하트를 날리는 열매는 보는 나의 심장을 사정없이 가격한다. 사랑스러운 하트를 반으로 열어보면 까꿍하며 귀여운 열매가 얼굴을 내민다. 귀엽기 그지 없다.

질경이도 참 흥미로운 식물이었다. 선생님께서 잎을 찢어 잎맥이 나오는 것을 보여주셨다. 모짜렐라 치즈 늘어지듯, 벌어지는 잎 속에서 끈질지게 끊어지지 않는 잎맥의 모습이 강인하다. 질경이 씨앗을 물에 불리면 사이즈가 커진다고 한다. 질경이 씨앗을 갈아 물에 타서 먹으면 뱃 속에서 수분을 머금고 불어나 변비약의 재료로 쓰인다니 놀랍다. 옛날 분들은 이걸 어찌 알아내어 차전자피차를 마실 생각을 했을까?

할미꽃은 수업 전에도 항상 눈이 갔던 식물이다. 꽃이 피기 전 겸손하게 수그리고 있어서 할미꽃인줄 알았는데, 하얀 할머니의 머리카락 같아 할미꽃이란다. 할미꽃의 꽃잎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실 꽃받침이라고 한다. 할미꽃이라는 이름을 선물한 열매에 붙은 흰 털들은 암술이 변해서 그렇게 된 걸까? 흰 털의 정체가 무엇인지 깜빡 잊고 여쭤보지 못해서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꼭 친해지고 싶은 식물은 토끼풀이었다. 토끼풀은 콩과 식물이다. 콩과 식물에는 뿌리혹 박테리아가 있어 질소를 많이 지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뿌리혹 박테리아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토끼풀의 뿌리에 공생하는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를 고정해 식물의 생장과 건강을 돕는다고 한다.토끼풀이 사용하는 질소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 따라서 토끼풀이 사용하고 남은 질소가 토양에 남아 있어 다른 식물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단다. 그래서 토양에는 여분의 질소가 쌓이고, 그 질소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여러 번의 경작으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빠진 토양에 땅콩을 심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런 원리로 가능한 것이었구나 하고 느낀다. 신통방통하다. 광학현미경을 살까 심각하게 고민 중인데, 구입하자마자 토끼풀부터 뽑아서 뿌리혹 박테리아부터 관찰해 보고 싶다.

어제 아이와 함께 독립기념관에 놀러갔는데, 정원에서 김진옥 박사님과 함께 만났던 꽃들을 만났다. 아이가 꽃들을 하나씩 뜯어보고, 분해하며, “엄마. 이제는 꽃을 보면 이 꽃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궁금해졌어”라는 피드백을 남겼다. 모녀를 즐거운 식물의 세계로 초대해 주신 과학관과 문화 선생님들과 김진옥 박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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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22 [16:00]   ⓒ 과학관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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