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는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1~7mm크기의 해충이다. 낮에는 벽의 균열이나 매트리스 이음새, 목재 틈새와 같은 어두운 장소에 숨어 지내다가 주로 밤에 활동한다. 모기는 암컷만 피를 빨아 먹지만, 빈대는 암수 모두 피를 먹고 산다. 먹이를 먹지 않고도 1년을 버틸 수 있을 만큼 생존력이 아주 강한 곤충이다. 암컷 빈대는 200~500개까지 알을 낳는다. 빈대에 물리면 작은 붉은 점이 생겨 점점 커지고, 물린 상처는 가려움증, 피부 발진, 알레르기 증상 등을 일으킨다. 또한 편모충 감염으로 인한 샤가스병과 부르네티균에 의한 큐열 같은 2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매년 5만 명이 샤가스병으로 사망한다.
빈대 유전자에는 박테리아의 유전자가 유입된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경우를 측면유전자전달(LGT)이라고 한다. 빈대에는 546개의 박테리아 유전자가 존재하는데 이것은 곤충과 박테리아가 공생하고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빈대는 다른 곤충에 비해 화학감각 유전자 수가 현저히 적다는 사실이 게놈분석으로 밝혀졌다. 게놈분석으로 빈대가 다른 곤충에 비해 화학감각 유전자 수가 현저히 적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아마도 혈액에 부족한 필수 영양소를 제공하는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숙주 특이성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빈대는 또한 큐티클 탄력성을 부여하는 레실린(reslin)을 코딩하는 유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적응은 수컷이 단검처럼 생긴 생식기로 암컷의 복부를 찌르는 외상성 짝짓기 수정 후에 암컷 빈대가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빈대는 혈액을 해독하는 강력한 항산화 효소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 섭취한 농약도 해독할 수 있기에 살충제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 빈대는 방제하기 아주 어려운 해충 중 하나이다.
오죽했으면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다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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